기업이 시장의 주인공이 될 때: 혁신과 성장의 기회를 잡는 투자 전략

 지난 시간까지는 중앙은행과 정부가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시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제 그 바통을 이어받아 '기업이 시장의 주인공이 될 때' 어떤 특징이 나타나고, 우리는 이 시기를 어떻게 활용하여 투자해야 할지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기업 주도 썸네일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재미있는 시기는 바로 기업이 주인공일 때입니다. 이 시기에는 자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적인 요소들이 크게 중요하지 않아 보이며, 기업들이 발표하는 실적, 새로운 사업 발표, 기술력 소개 등에 시장이 가장 많이 반응합니다. 경기가 회복되었으니 자산 가격을 뒷받침해 주는 땅이 단단하기 때문에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시장의 주인공이 되는 시점은 언제일까요?

물론 경제가 튼튼하지 않은 시기에도 기업이 주인공일 수는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기업이 주인공이 된 시기가 바로 그랬습니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정부가 주인공이었던 시기를 거쳐 2021년은 기업들의 해였습니다. 경제가 튼튼하지 않았지만 유례없는 유동성과 낮은 금리로 기업들이 활발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투자를 늘려나갔습니다. 이때 기업 공개(IPO, Initial Public Offering)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기업들이 경제 변화를 이끌 혁신 성장 동력을 제시하며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기업이 주인공일 때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은 IPO가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2021년 국내 증권사들이 호황을 누릴 정도로 IPO 붐이 일어났고, 실제로 글로벌 IPO 규모는 2011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만약 IPO가 많아진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면 기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강력해졌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좋습니다.

2021년을 뒤돌아보면 투자와 관련된 팁과 썰이 쏟아져 나올 정도로 투자 시장이 뜨거웠습니다. "그때 살 걸" "그때 투자할 걸"이라는 말을 내뱉는 투자자가 많아 '결루세'라는 용어가 등장했고,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벼락 거지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였습니다. 당시에는 성장주들이 증시를 이끌면서 어떤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이야기만 나와도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비록 2024년 2월 애플은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개발을 포기했지만, 당시에는 애플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돈이 생긴 기업들은 그동안 쌓인 부채를 갚아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도 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바탕으로 자본을 아끼지 않고 투자했습니다. 우주 및 3D 프린팅 등 새로운 미래 패러다임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기업 주도 시장,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이렇게 기업들이 자산 시장을 이끄는 시기에는 위험 자산의 비중을 늘리고, 경제 지표와 중앙은행의 행보보다는 산업 내 기술 혁신, 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컴형 ETF, 안정형 ETF 비중보다는 주식 ETF, 혁신 성장 테마형 ETF 비중을 늘려 상승하는 추세에 올라타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핵심은 누가 시장의 키를 쥐고 있는지에 따라 어떤 특징을 가진 ETF를 살지, 팔지, 비중을 늘릴지, 줄일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원통형 차트처럼 주인공이 자산 시장을 예측 가능하게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중앙은행과 정부가 동시에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영향력을 넘어가는 경계선은 연도나 월 단위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습니다.

다만, 예시를 들어보자면 다음과 같은 순환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2020년 정부 → 2021년 기업 → 2022년 정부 & 중앙은행 → 2023년 중앙은행 & 기업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 등장) → 2024년 중앙은행 & 기업 & 정부 → 기업 순으로 순환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이사이에 AI 같은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이 등장하면 아무리 중앙은행이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더라도 특정 테마로 쏠림 현상이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 누가 키를 쥐고 있나?

세계 경제, 국가별 경제,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모두 파악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너무 복잡하다면 기본적으로 순환 구조를 바탕으로 적절하게 ETF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보세요.

  •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영향력이 증가한다면 안전 자산과 배당금이 들어오는 인컴형 자산에 집중해야 합니다.
  • 반대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면 혁신 성장 테마 ETF, 주식 ETF 등 위험 자산의 비중을 높여야 합니다.
  • 정부가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오르시거나 정부 육성 산업에 관심을 두고, 기업들이 시장을 이끌어간다면 위험 자산과 주식 ETF를 생각하며 미리미리 ETF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시장의 주도 세력이 누구인지 끊임없이 파악하고 그에 맞는 유연한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업이 주인공인 시기는 혁신과 성장의 기회가 넘쳐나는 시기입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마시고 현명한 투자로 성공적인 결과 얻으시길 바랍니다.